김씨 표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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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이해준 감독, 정재영, 정려원 주연의 2009년작 한국 영화. 영문명은 Castaway on the moon이다. 감독인 이해준은 신라의 달밤, 품행제로, 남극일기 각본을 썼으며 천하장사 마돈나를 감독했고 이게 2번째 감독 영화였다. 제작은 반짝반짝 영화사. 배급은 씨네마서비스.
2. 등장인물
2.1. 남자 김씨 (본명: 김성근) (정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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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시도가 실패로 끝나 한강의 밤섬에 표류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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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것도 쉽지 않자 일단 섬에서 살아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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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사장에 쓴 HELP가 HELLO로 바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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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자연인이 되어 무인도 야생의 삶도 살아볼 만하다고 느낄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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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쪽지가 담긴 와인병을 발견하고 그의 삶은 알 수 없는 희망으로 설레기 시작한다.
2.2. 여자 김씨 (본명: 김정연) (정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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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좁고 어두운 방이 온 지구이자 세상인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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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피 관리, 하루 만보 달리기… 그녀만의 생활리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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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취미인 사람이 없는 사진[1] 찍기에 열중하던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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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한강의 섬에서 낯선 모습을 발견하고 그에게 리플을 달아주기로 하는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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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자신의 방을 벗어나 그를 향해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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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그녀의 도심 표류기.
밤섬에 표류하는 남자 김씨뿐 아니라 자폐적 공간의 여자 김씨 또한 사회에서 표류하고 있다는 것이 의미심장하다.
3. 줄거리
영화는 2억 정도의 빚을 가진 경제적으로 절망적인 상황에 몰린 남자 김씨가 한강에서 투신하면서 시작한다. 한강에 투신한 남자 김씨는 밤섬에서 깨어나 조난 신호를 보내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간다. 결국 김씨는 넥타이로 목을 매려 하지만 이마저도 실패하고, '죽는 건 언제라도 할 수 있다'며 밤섬에서의 표류생활에 적응해간다. 섬에 버려진 오리 보트로 내 집 마련의 꿈도 이룬다(...). 처음엔 한강 주변을 돌아다니는 관광 크루즈를 보고 구조 요청을 하지만 실패하고, 이후 섬 생활을 계속하면서 사람에 안 치이고 사회에 안 치이고 정치 경제에 안 치이는 섬 생활이 꽤 마음에 들었는지 나중엔 크루즈를 보면 도망친다.
한편 여자 김씨는 자기 방 안에 스스로를 가두고[2] 다른 사람의 사진을 불펌해 자기 홈피에 올리는 무의미한 생활을 3년째 하고 있다.
그렇게 온라인에서라도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외로움을 달래면서 버티고 있던 어느 날, 기다리던 민방위 훈련이 시작되고, 거리에 사람의 흔적이 지워지는 시간이 되자 창 밖을 카메라로 찍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밤섬에 표류하고 있는 남자 김씨를 발견하고 용기를 내 한밤 중 집 밖으로 나가 병 속에 편지를 넣어 교신을 시도한다. 남자 김씨는 우연히 스프만 들어있는 짜파게티 봉투를 발견하게 되고, 짜장면을 먹겠다는 일념으로 땅을 개간해 새똥에 들어 있던 씨앗들을 경작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러던 중 여자 김씨가 보낸 병 속의 편지를 발견해 둘은 지속적으로 펜팔을 하게 된다.
짜장면을 먹기 위한 남자 김씨의 사투를 본 여자 김씨는 밤섬으로 짜장면을 배달시켜 주지만 남자 김씨는 이를 거부하게 된다. 이런 모습에 여자 김씨는 자기 스스로 짜장면을 만드는 과정이 남자 김씨에게는 단순한 음식을 먹기 위함이 아닌 '살아갈 희망'임을 깨닫고 3년 만에 어머니를 대면해 옥수수 씨앗을 부탁해서 자기 방에 옥수수를 기르게 된다. 결국 남자 김씨의 노력은 결실을 맺어 짜장면을 만드는데 성공하고, 눈물 흘리면서 먹는 남자 김씨의 모습을 여자 김씨 또한 애틋한 미소로 바라본다. 피천득의 소설 '은전 한 닢'에 나오는 주인공 거지가 은전 한 닢에 집착하며 결국 '자신에게는 소중한' 은전 한 닢을 얻고 눈물을 흘리는 것과 같은 장면이기에 실제 시험 문제 지문으로도 나오기도 할 정도다.
허나 여자 김씨가 남자 김씨와의 교신에 정신이 팔린 사이 자기 홈피가 남의 사진들을 도용했다는 것이 들통나고, 심지어 어두운 과거까지 폭로당하면서 남자 김씨와 교신하며 바깥 세상에 마음을 열어가던 여자 김씨의 마음은 다시 굳게 닫히게 된다.
이와 동시에 서울에 폭우가 내리면서 남자 김씨가 일궈왔던 밤섬의 보금자리가 풍비박산나고, 한강 정화작업을 나온 해병대 전우회들과 사회복무요원[3] 들에게 발각되면서 남자 김씨는 강제로 밤섬에서 끌려나오게 된다.
밤섬에서 끌려나온 김씨는 한강에 뛰어내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상태가 된다. 오히려 밤섬에서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어 생활하던 중 모든 걸 잃어 큰 상실감을 느낀다. 여자 김씨는 섬에서 쫓겨난 남자 김씨를 만나기 위해 세상으로 뛰쳐나온다. 남자 김씨는 확실하게 자살을 결심하고, 63빌딩으로 가는 버스를 탄다. 여자 김씨는 남자 김씨가 탄 버스를 보고 열심히 달리지만 역부족이다. 하지만 사회가 잠시 멈추는 민방위 훈련 사이렌 덕에 여자 김씨는 버스를 쫓을 수 있었고, 기적적인 만남을 가지게 된다. 서로를 마주한 남자 김씨와 여자 김씨는 삶의 희망을 갖게 된다.
이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는 바로 '희망'이다. '희망 소비자가격'에서 '희망'을 강조하여 보여준다. 주인공에게 그토록 꿈꾸던 짜장면이 배달되었으나, 정작 주인공은 '''짜장면은 희망(...)'''이라며 돌려보낸다.[4] 차태현의 ''summer story'라는 곡[5] 에도 우연히 여름 날 옛 동네에 찾아갔다가 건널목 앞에서 첫사랑의 그녀를 보고 반가워서 말을 걸려다가 "소중한 기억 깨어질까봐 그냥 다시 돌아서"라는 가사가 있다. 실제 유토피아도 희망으로 남겨둘 때 유토피아지, 이미 달성한 유토피아는 더 이상 유토피아가 아니다.[6]
주인공은 사회에 있었으면 관심없었을 '짜파게티'의 스프에도 삶의 희망을 얻으며 원동력으로 삼는다.[7] 그래서 '잃어봐야 소중함을 안다'는 명언까지 나온건데, 이 영화에서는 유쾌하고 코믹한 상황에서 일상의 소중함을 돌아보게 해준다.
4. 흥행
관객수 724,987명. 2009년 7월 2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로 손익분기점이 전국 200만이었다고. 개봉 전 정재영은 꿈에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나와 재미있게 봤다면서 대박이 될 거 같다는 인터뷰를 했는데 정작 망하면서 개꿈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이해준은 감독 데뷔작인 천하장사 마돈나, 김씨 표류기 이후 영화인 나의 독재자 모두 평은 좋았으나 흥행은 망해서 차기작이 나올지 불투명하게 되었다. 결국 5년이 넘도록 어떤 신작 소식이 없다가 2019년에 김병서 감독과 함께 블록버스터 재난물인 백두산의 감독을 공동으로 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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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최고의 짜장면 먹방, 엄밀히 말하면 짜파게티 먹방 장면으로 유명해졌다. 짜파게티는 이 영화의 핵심 소재로 김씨가 유유자적한 무인도 생활을 하던 중 명확하게 갖게 된 목표이다. 무인도에 갇혀있다가 실로 오랜만에 먹는 짜장면이기도 하지만, 그가 직접 만든 짜장면은 '''희망을 갖고 홀로 개척해나간 삶의 결과물'''이라 더 감명 깊다. 김씨는 자신이 만든 짜장면을 먹기 위해 여자 김씨가 배달을 시켜준 짜장면까지 되돌려 보냈다.[8]
김씨는 우연히 스프만 안 뜯은 채 버려진 짜파게티 봉지를 발견하면서 짜장면을 먹고 싶어하게 된다. 처음엔 그냥 확 그 스프를 뜯어서 먹어버릴까 했지만, 이내 직접 짜장면을 만들어보고자 고민한다. 그러던 중 새들이 똥을 싸는 걸 보다가 그 새의 똥을 모아보면 곡식의 씨앗이 있을 것이라는 걸 깨닫고, 열심히 긁어모아 뿌려 농사를 짓는다. 그리고 마침내 옥수수가 열렸다.
그렇게 고생 끝에 얻은 옥수수낟알을 빻아서 만든 반죽으로 면을 만들고, 계속 아끼고 있던 스프와 함께 만들어낸 게 짜장면. 게다가 같이 자란 콩이나 오이 등 다른 작물들이랑 새 알까지 곁들여서, 봉지에 있던 짜파게티 이미지랑 똑같이 만든 다음, 그제서야 마침내 먹게 된다. 정재영은 이 장면을 찍을 때 돌이 겁나게 씹혀 고생했다고 언급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옥수수를 빻아서 체로 걸르지도 않고 그냥 반죽했으니... 그리고 실제로는 이렇게 옥수수를 대충 방아로 빻아놓은 가루만으로는 면을 만들기가 힘들다.[9] 만약 김씨 표류기에 등장한 짜장면 레시피대로 똑같이 만들어 먹어보고 싶다면 정밀기계로 매우 곱게 갈아진 옥수수 가루를 구해서 반죽하면 영화에 나온대로 밀가루 없이 옥수수로만 반죽이 가능하다.
언뜻 보기에는 코미디지만 전체적으로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는 드라마 영화이다. 특유의 감성과 영상미도 절대 삼류 코미디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상영 당시엔 영화의 기묘한 소재와 싸구려 포스터로 인해 3류 코미디라는 오해를 받았고, 개봉이 끝나고 풀린 뒤에 더 유명해졌다. 소통이 단절된 사람들 간의 이야기라든가, 엔딩 부분의 정재영이 밤섬에서 끌려나오는 걸 본 정려원이 방에서 나와 정재영을 만나러 가고, 울면서 버스를 타는 정려원을 바라보는 정재영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단순한 코미디가 아니라 웃픈 드라마 영화이다. 코미디 이후 억지 감동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코미디와 드라마가 적절하게 융화된 좋은 영화.
섬에서 끌려나온 남자 김씨가 버스에 타면서 지갑을 카드 리더기에 대자 '''삑''' 소리가 멀쩡하게 나는 것을 보고 허탈하게 웃는 장면도 꽤 인상적이다.
5. 흥행 실패 원인
쫄딱 망했지만 나름 좋은 평가를 받았고 재평가되고 있는 작품이라 '''이 좋은 영화가 어째서 망했는가'''에 대해 다각도의 분석이 있다. 일단 개봉 당시 흥행 실패의 원인은 주로 두 가지를 꼽는다.
5.1. 포스터
캐스트 어웨이 짝퉁인 코미디 영화처럼 포스터를 뽑았고 장르를 떠나 포스터의 수준부터가 저렴하다. 정작 작품은 코미디 색채를 띈 '''드라마'''로, 포스터에서 보여준 코미디 활극이 아니며, 현대인의 외롭고 목적 없는 삶을 표류기로 묘사한 감성이 묻어나는 영화다. 시원하게 웃고 잊어버릴 수 있는 영화는 아니며 되려 영화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어두운 편이다. 밤섬에서 표류한다는 말에 캐스트 어웨이나 로빈슨 크루소의 한국형 코미디화를 생각하고 본 사람들에게는 나쁜 선택임에는 틀림없다. 캐스트 어웨이에서 주인공이 윌슨을 부르며 우는 감성이 들어간 웰메이드 영화다. 또 다른 한국 영화 지구를 지켜라!와 거의 흡사한 케이스. 즉 포스터가 작품성을 가려버린 영화. 작품을 싸구려 코미디로 만들어버린 저렴한 포스터는 저조한 흥행에도 분명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분명 '대중적으로 먹혀야 팔린다' 해서 그런 식으로 포스터를 만들었겠지만. 씁쓸하게도 영어 제목부터도 Castaway on the moon. 제목부터가 아류작 냄새를 많이 풍기는 제목이다. 덤으로 이해준이 감독한 다른 영화 나의 독재자도 포스터가 가벼운 코미디물로 만들어 제대로 망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
다만, 포스터 때문에 망했다고 하기엔, 이미 2009년이라면 인터넷 시대라서 '지구를 지켜라'도 충분히 인터넷을 통해 발굴되어 재조명받았었고, 각종 영화 커뮤니티와 영화 사이트, 싸이월드 등이 대중화되던 시절이라서 만약 정말 재밌었다면 인터넷을 통해 화제가 되었을 것이란 거다. 이미 네이버 영화 포털 등도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많이 활성화되어 영화 개봉 전부터 100자평이나 리뷰도 많이 올라오던 시절이었기에 70년대 마냥 단순히 포스터만 보고 영화를 보던 시대가 아니었다. 게다가 무려 70만을 넘겨 백만에 육박하는 관객이 봤기에 정말 관객을 끌 만한 힘이 있었다면 반드시 입소문으로라도 흥행했을 것이다. 이미 시대가 2009년인지라, 관객을 끌만한 재밌는 영화가 단지 포스터가 구리다고 망하던 시절이 아니었다.
그리고 '지구를 지켜라'는 포스터는 코미디물이었으나 내용은 심각했다면, 이 영화는 일단 겉모습은 시종일관 엽기 코미디처럼 진행되는 것은 사실이기에 포스터가 크게 잘못 표현한 것도 아니었다. 이런 영화에 진지한 포스터를 달았다면, 그것 역시 낚시라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5.2. 제작비
손익분기점이 200만 명이라서 흥행에 참패한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지, 50만을 넘긴 영화인데 결코 대중에게 외면받은 영화가 아니다. '지구를 지켜라'는 10만도 안되는 7만대였다.(...) 이미 그보다 10배가 넘는 백만관객에 육박하는 관객을 모았다면, 딱히 블록버스터 영화라거나 엄청난 흥행배우들이 출연한 게 아님에도 이 정도 성적이면 충분히 성공한 것이다. 단지 '''누구에게나 가볍게 권장할 만한 스토리의 영화가 아님에도 너무나 많은 제작비가 투입됐다는 것.''' 무려 50억 원이나 투입했다. 이로 인해 손익분기점이 200만이나 됐는데, 이는 철저한 상업 영화도 웬만한 수작이 아니면 도달하기 힘든 수치다. 물론 완성도가 아주 높기 때문에 시네필들에게는 큰 호응을 받았다. 즉 제작비를 줄이고 저예산이나 독립영화로 개봉했어야 한다. 물론 돈을 많이 들여서 영화가 때깔이 좋아졌다고 해도 맞는 말이지만 그러기에도 손익분기가 너무 높다. 영화는 예술임과 동시에 산업이며 제작 단계에서부터 수지타산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
벌레 한 마리를 그리려고 컴퓨터 그래픽 처리를 하기도 했다고 할 정도로 때깔 좋은 영상을 위해 많은 투자를 했으나, 이 영화는 독특한 실험작 느낌의 코메디 영화라서 투박한 영상도 오히려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었다는 점에서 선택과 집중이 아쉬운 대목이다. 블록버스터를 표방하는 SF영화라면야 CG에 공을 들이는게 이해가 가지만,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엽기적인 스토리의 코메디 영화라 '''오히려 투박한 그래픽도 B급 감성을 끌어올려 독특한 매력으로 승화'''시킬 수 있어서 오히려 너무 때깔 좋아도 이질적일 수가 있다. 실제로 영화 300의 패러디 영화인 미트 더 스파르탄은 흥행을 거뒀는데, 엑스트라 적은 걸 코메디로 승화시켜 대놓고 블루 스크린을 들고 나와서 엑스트라 불리는 걸로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즉, 관객 목표치를 낮게 잡고 CG의 한계는 개그로 승화시키는 아이디어를 넣어 예산을 세이브했으면 흥행에도 성공하고 차기작을 기대할 수도 있었을 테니 아쉬운 대목이다. 실제로 이 영화 호평하는 사람들은 독특한 스토리와 구성, 연출에 지분이 크니 더욱 그렇다.
어느 리더든 마찬가지지만, 영화에서 감독 역시 '하이리스크-하이리턴' 포지션으로서 실패하면 책임을 뒤집어쓰지만, 대신 성공하면 모든 영예를 거머쥘 수 있다. 스포츠든 선거든 영화든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요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강한 자가 이기는 게 아니라, 이긴 자가 강하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인데, 일단 예산을 최대한 세이브하여 손익분기점을 최대한 낮춰서 일단 성공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재능있는 감독의 개성있는 작품들을 계속 접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별로 그래픽이 중요하지 않은 영화에서 디테일에 공을 너무 들이느라 제작비가 많이 올라가서 결국 손익분기점을 못 넘기는 바람에 아쉽게도 '''작품성은 좋았지만 작품을 맡기가 힘들어진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고 말았다.
5.3. 재평가: 시대를 잘못 만난 수작
개봉 당시에는 흥행에 실패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재평가받고 있는 추세다. 개봉했을 때는 사람들이 은둔형 외톨이가 무엇인지 몰랐고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았던 시점이어서 흥행을 못했다는 말이 많고 실제 영화 리뷰를 보면 모두 호평을 하고 있다. 지구를 지켜라!와 함께 마케팅이 망친 대표적인 수작영화이다.
다만 히키코모리는 이미 충분히 당시 이슈화된 소재였다. '''KBS 추적60분에서 은둔형 외톨이를 무려 2주에 걸쳐 특집 방영했던 게 2005년이었다.''' 그로부터 4년 뒤 나온 영화인데 당시 문제가 되지 않던 소재를 다룬 게 아니라, 이미 충분히 사회문제화된 소재를 다룬 것이었다. 극 중 여주인공이 싸이월드에 푹 빠져있는데, 2005년 추적 60분에서 나왔던 은둔형 외톨이 남성도 싸이월드로 세상을 소통하고 있어서, 결국 제작진이 그 남성이 존경했던 학창시절 여선생님을 싸이월드를 통해 주선하여 몇 년 만에 밖으로 끌어내는데 성공한 감동스토리(?)로 당시 화제가 되었다. 그리고 90년대에도 여고괴담류의 왕따나 자살문제, 소외를 다룬 영화는 많았기에 소재 자체는 대중들이 낯선 소재가 아니라, 오히려 매우 익숙한 소재를 다뤘다. SNS 인신공격이 당시엔 공감받기 힘든 소재였다고 하나, 2000년대 중반에도 최홍만이 악플에 시달려 싸이월드 문을 닫기도 하는 등, 당시엔 유명인이건 일반인이건 '''싸이월드 신상털기'''가 악명 높았기에 결코 이 영화에서 당시 공감할 수 없는 소재를 다룬 것은 없다.
이 영화는 양날의 검인데, 뻔한 클리셰의 영화가 아니라 2020년 기준으로도 신선한 영화라서 컬트적인 인기를 모으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만큼 익숙하지 않은 클리셰라서 관객들이 감정이입을 하기 힘든 단점도 있다. 두 주인공 캐릭터 자체가 관객들이 깊게 공감하며 감정이입할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다. 남자도 자살하겠다더니 한강 섬에 표류되어 구조 요청을 하고, 여자도 일반적인 히키코모리가 아니라 남자를 관찰하는 등, 둘 다 매우 이질적인지라 사회문제를 고찰하면서 음미하면서 보기엔 작품성이 있을지 몰라도, 대중들이 깊게 공감하며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캐릭터는 아니다.
실제로 평론가들이 극찬하는 리뷰의 영화가 반드시 흥행하는 건 아니다. 평론가들이 극찬하는 영화라도 관객들이 캐릭터에 공감하지 못하면 흥행성적이 안좋은 경우가 있다. 이 영화도 한강 섬에 표류라는 소재만으로 기발한데, 그걸 히키코모리 여주인공과 연결시킨 스토리는 2020년 기준으로도 신선한 플롯인지라 참신하여 컬트적인 인기를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중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는 단점도 있다.
오히려 뻔한 클리셰의 영화는 작품평은 안 좋지만, 대신 관객들이 편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장점인지라 애인과 팝콘 먹으며 부담없이 볼 수 있기에 오히려 준수한 흥행성적을 기하기도 한다. 반면, 이 영화의 독창적인 뛰어난 개성은, 달리 말하면 그만큼 기존 한국 영화에 길들여진 관객들에겐 낯설어 감정 잡기가 애매할 수가 있다.
6. 해외 반응
한국판 포스터가 한 눈에 봐도 소스를 포토샵으로 짜깁기 한 수준이라, 포스터부터 캐치프레이즈까지 적절하게 바뀌었다.Once in a lifetime, There comes a moment that you live in HOPE
살다 보면 한 번 쯤은,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순간이 있다
해외에서 놀라울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는 한국 영화다. 영화 관련 유명 해외 사이트들을 가보면 일본 서양 가릴 것 없이 최고의 한국 영화 중에 꼭 들어가는 작품. 아마존닷컴에 들어가보면 "DVD 사고 싶은데 파는 곳이 없어 ㅠㅠ "라는 댓글을 많이 볼 수 있다. 한국에서도 DVD가 품절되어 중고로밖에 구할 수 없는 상태다.
CJ가 미국판으로 리메이크를 한다는 발표를 했으며 각본가는 정해졌지만, 그 후로 감감무소식. 애초에 미국에서 밤섬 같은 도시 한 가운데의 강이 뚫려있고, 거기에 섬이 있는, 그것도 아무도 살거나 흔적이 닿지도 않은 경우가 매우 적기 때문에...
7. 여담
- 제목은 김씨 표류기인데 주연 배우들은 둘다 정씨다. 그래서 주연인 정재영이 감독에게 제목을 정씨 표류기로 바꾸자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감독이 김씨를 고집하는 바람에 해당 제목으로 되었다고. 아무래도 '김씨'라는 성씨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흔한 성씨인 만큼, 바쁘고 냉정한 삶에 채여가며 살아가는 모든 현대인들의 모습을 나타내기 위해서라는 이유가 가장 크다.
- 개봉 이후 VHS 비디오테이프로 발매했다.해당사진
- 여자 김씨가 인터넷에서 사용하던 닉네임 '돌로레스'는 슬픔, 비애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과거의 트라우마로 인한 자긍심 부족 때문에 타인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며 남의 사진을 도용하며 자신인 척 하며 타인의 관심을 모으던 여자 김씨의 캐릭터를 상징하는 듯한 이름이다.
- 은근히 괴짜가족이 연상되는데 이대롱 선생이 방학마다 하는게 도심 한복판[10] 에서 조난당하기라서.
- 겉보기엔 저예산 영화로 보이는데 의외로 제작비를 50억 원이나 투입했다. DVD 오디오 코멘터리를 들어보면, 벌레 한 마리를 그리려고 컴퓨터 그래픽 처리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돈지랄로 볼 수 없는 것이, 들인 돈이 이해가 될만큼 영상미가 뛰어나다. 물론 상업적 측면에서는 사실 실패. 그렇게 CG 처리를 하지 않았어도 스토리텔링 만으로 충분한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영화이다.
- OST가 상당히 좋다. 유튜브
- 참고로 영화에 나오는 방법으로 짜장면을 만들면 객관적으로는 맛이 없다. 점성이 있는 곡물과 섞지 않고 순수 옥수수만으로 면을 뽑는 것부터가 쉽지 않다.[11] 실제로 쏫이 이걸 재현해보았는데, 옥수수만으로는 찰기가 없어서 전분을 섞어 만들어야 반죽이 그나마 될 정도라고 한다. 맛은 물론... # #
- 인간 본연의 모습에 대한 관찰과, 사회체제와 유리된 인간이 갖는 의미를 해체하여 화두로 올린 독특한 국산 영화인만큼 모의고사 언어 영역에 단골로 출제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 논술 교재 등에서도 자주 활용되는 영화이기도 하다.
- 무인도에서 지낸다는 소재를 감안하더라도 등장인물이 굉장히 적은 영화다. 남자 김씨와 여자 김씨를 제외하면 다 엑스트라.
- 미래엔 교과서에 시나리오 갈래로 해당 작품이 실려있다.
[1] 달 사진 찍기와 일년에 두 번 있는 민방위 훈련때 찍기.[2] 얼굴에 큰 상처가 있고, 중간에 나오는 신상으로는 고등학생 때 따돌림을 심하게 당해 자퇴했다는데, 어느 쪽이 먼저인지 모르나 이 때문에 집에 처박히게 된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어머니와의 접촉도 극히 꺼려하며 대인기피증에 가까울 정도로 사람들과 같이 있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며 온라인에서 거짓신상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게 낙이었다. 하지만 엉뚱하게도 김씨를 발견하여 관찰하기 시작하면서 용기와 희망을 얻게 된다.[3] 영화 개봉 당시 명칭은 공익근무요원이었다.[4] 하지만 단무지는 따로 받았는 지 수제 자장면을 먹을 때 같이 곁들여 먹는다.[5] 차태현의 노래가 아니라 본래 무한궤도의 곡이다[6] 반만년 보릿고개에 시달리며 굶주리던 한반도인들에게는 쌀밥에 고깃국이 지상락원의 잣대였으나, 노숙자들도 무료급식소에서 쌀밥에 고깃국 먹을 수 있게 된 한국은 영화 초반부의 김씨처럼 자살을 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나며 헬조선이란 신조어까지 생겨났다.[7] 행복칼럼을 연재하는 한양대 교수는 현대인들은 내가 못 가진 것만을 바라보며 괴로워한다면서, 가끔은 내가 가진 것의 소중함을 돌아보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가진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원래 그건 당연한 게 아니라면서 웬수같은 배우자도 한 때는 죽고 못 살며 간절했던 시절이 있지 않았냐고 말이다. 행복강사로 유명한 김미경씨도 IMF 직격탄 맞아 가난한 집으로 옮겼을 때 죽고 싶었다고 하는데, 내일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버텼다고 한다. 영화 도입부에 희망을 잃고 삶을 포기하려던 김씨 역시 자신의 손으로 짜장면 만들어보겠다는 목표가 생기고 하루하루 목표를 향해 나아가며 성취감을 느끼면서 짜장면을 먹으리란 희망으로 버티고, 그래서 짜장면을 먹으며 눈물을 흘린다.[8] 다만 이 때 나무젓가락이랑 양파, 단무지, 춘장은 챙겨놨다.[9] 예시:https://www.youtube.com/watch?v=cq6MOPBuw2Y[10] 문이 잠긴 학교 옥상이라던가 고속도로 한가운데라던가.[11] 옥수수나 멥쌀 같은 찰기가 없는 곡물은 곱게 갈고, 물로 거르고 말려서 반죽하는 것을 반복하거나 가루를 물에 담그어 묵히는 등 강제로 찰기를 만들어야 겨우 면을 만들수 있다.